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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기업, 고용부담금 줄자 계약 해지…의무고용 구조적 허점 드러나

작성자 정보제공담당 날짜 2026-03-03 15:26:19 조회수 10

일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기 위해 단기 계약직·자회사 고용 등 형식적 방식을 활용하면서 고용부담금을 절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적 고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비중과 고용 지속성이 낮아 장애인의 노동권과 고용 안정성은 여전히 취약한 구조에 머물러 있다.
▲일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기 위해 단기 계약직·자회사 고용 등 형식적 방식을 활용하면서
고용부담금을 절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적 고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비중과 고용 지속성이 낮아
장애인의 노동권과 고용 안정성은 여전히 취약한 구조에 머물러 있다. Ⓒ ChatGPT 이미지

  • 정규직-계약지 구분 없는 고용률 산정…기간제 남용
  • 자회사·전환고용 전략…숫자 맞추기식 인원 관리
  • 공공기관도 비정규직 다수, 고용의 질은 뒷전
  • 양적 확대 후에는 지속가능한 고용으로 나아가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일부 민간기업들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기 위해 단기 계약직·자회사 고용·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등 형식적 고용방식을 활용해 고용부담금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부문의 장애인 일자리사업 역시 단기 계약 구조에 머물러, 고용의 ‘양’은 늘었지만 ‘질’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고용률은 채웠다”… 그러나 계약은 2년 짜리

지난 1일 국민일보는 “일부 기업들이 장애인을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의무고용률을 달성하고 미고용에 따른 부담금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증권 사례는 의무고용제의 구조적 허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파견 형태로 근무하던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을 2년 계약직으로 직고용해 장애인 고용률을 높였지만, 계약 종료 시점에 재계약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하면서 고용 불안이 현실화했다는 거다. 회사는 정식 채용 절차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고용 지속성은 보장되지 않는 셈이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른 의무고용제는 공공기관 3.8%, 민간기업 3.1%의 장애인 고용률을 규정하지만, 정규직·무기계약직·기간제를 구분하지 않는다. 고용 형태와 무관하게 ‘인원 수’만 충족하면 부담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거다. 이러한 고용 구조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해고가 용이한 기간제 계약직을 활용해 법적 의무를 이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통해 ‘자투리 고용’만

또 다른 방식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이다. 대기업이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해 장애인을 집중 고용하고, 모회사의 의무고용 인원으로 산입하는 구조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 포스코 등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통해 장애인을 고용해왔다. 이 제도는 고용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실제 직무가 단순·보조 업무에 한정되거나 모회사와 분리된 구조 속에서 경력 축적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일부 기업은 계열사 간 인사이동이나 외주업체 전환 고용을 통해 의무고용 인원을 맞추는 방식을 활용하는 등 장애인 의무고용의 편법으로 활용되어 왔다. 다시 말해 직접 고용 대신 협력업체 소속으로 전환하거나, 고용률 산정에 유리한 중증장애인 중심 채용을 단기적으로 확대해 부담금을 낮추는 방식을 반복적으로 활용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0인 이상 사업체의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로 인한 고용부담금 납부액은 연간 수천억 원 규모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통해 일정 수준 고용만으로도 부담금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고용의 안정성보다 수치 관리에 집중하는 유인이 존재한다.

■ 공공부문, 일자리사업도 예외 아냐

이용우 의원실이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의 장애인 근로자 중 상당수가 정규직이 아닌 형태로 고용돼 있다.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은 장애인 근로자의 40%가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며, 한국폴리텍대학은 38.0%,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33.3%에 달한다. 의무고용의 주체인 공공기관조차 고용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장애인 일자리사업 역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참여자 수를 꾸준히 확대해왔으나, 다수 유형이 1년 단위 계약직이며 최저임금 수준의 단시간 일자리로 운영된다. 참여 후 일반고용으로의 전환율과 고용 유지율은 낮은 수준에 머문다. 양적 확대는 이루어졌지만, 경력 형성과 노동시장 내 이동성을 보장하는 체계로는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 장애인 고용, 숫자가 아닌 ‘지속성’ 절실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고용률 산정 시 고용 형태별 가중치 도입, 최소 계약기간 설정, 정규직 비중 및 고용 유지기간을 반영한 질적 평가 지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단순히 3%를 채웠는지가 아니라, 몇 년간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했는지, 직무 적합성과 경력 발전이 가능한 구조인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의무고용제의 목적은 부담금 회피가 아니라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다. 이제 고용의 수치를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장애인이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숫자는 달성됐을지 모르지만, 고용의 안정성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출처:더 인디고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