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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 날, 장애여성은 어디에 있는가

작성자 정보제공담당 날짜 2026-03-05 13:17:02 조회수 7

장애여성 포함하지 않는 세계여성의 날은 완전한 성평등 말할 수 없어
장애여성의 현실 중심에 두는 실천적 연대로 확장돼야 완전한 성평등

 

AI 생성 이미지 . ©김양희

【에이블뉴스 김양희 칼럼니스트】매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이 되면 세계 곳곳에서 축제와 캠페인, 집회가 열린다. 여성의 권리를 기념하고 성평등의 가치를 되새기는 이날은 오랜 투쟁의 역사를 지닌 정치적 기념일이기도 하다.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기념의 장면 속에서 ‘여성’이라는 말은 종종 단일한 경험으로 호명되고, 그 안에 포함되어야 할 수많은 여성들의 삶은 쉽게 지워진다. 장애여성 역시 그중 하나다.

장애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성차별과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을 동시에 경험한다. 그러나 이중의 차별은 단순히 두 가지 어려움이 더해진 문제가 아니다.

장애여성의 삶은 성별과 장애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전혀 다른 방식의 배제와 위험에 노출된다. 성폭력 피해율, 빈곤율, 고용 배제, 건강권 침해 등 여러 지표에서 장애여성은 비장애여성이나 장애남성과 구별되는 위치에 놓인다. 그럼에도 이러한 현실은 여성 의제에서도, 장애 의제에서도 주변부로 밀려나기 쉽다.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많은 담론은 ‘여성의 사회 진출’, ‘유리천장’, ‘임금 격차’를 이야기한다. 물론 중요한 의제다. 그러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아 집 밖으로 나서기조차 어려운 장애여성, 돌봄의 대상이자 제공자로 동시에 존재하는 장애여성, 제도 밖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현실은 이 담론 안에서 좀처럼 다뤄지지 않는다. 성평등의 기준이 비장애 중산층 여성의 경험을 중심으로 설정될 때, 장애여성은 처음부터 그 논의의 바깥에 서게 된다.

장애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장애인의 권리를 말하는 자리에서 ‘장애여성’은 종종 특수한 소수로 취급되거나, 젠더 이슈는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난다. 성폭력이나 재생산권, 돌봄 부담과 같은 문제는 ‘장애 전체의 과제’라는 이름 아래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다. 그 결과 장애여성의 안전, 몸, 삶의 선택권은 정책과 제도에서 반복적으로 누락된다.

세계여성의 날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지 성취를 축하하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불평등을 사회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날은 장애여성에게도 질문을 던져야 한다. 여성의 권리를 말할 때 우리는 누구를 상정하고 있는가. 평등을 말할 때 어떤 여성의 삶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기준에서 배제된 여성들은 어떻게 다시 주변으로 밀려나는가.

장애여성을 포함하지 않는 세계여성의 날은 완전한 성평등을 말할 수 없다. 접근할 수 없는 행사장, 수어 통역과 문자 정보가 없는 기념식, 장애여성의 발언이 배제된 토론은 형식적인 기념에 그칠 뿐이다. 기념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질 때 의미를 가진다.

세계여성의 날은 모든 여성이 같은 출발선에 서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날이어야 한다. 장애여성의 삶을 중심에 놓고 성평등을 다시 정의할 때, 이날은 비로소 더 많은 여성에게 닿을 수 있다. 장애여성이 보이지 않는 성평등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세계여성의 날은 그 불완전함을 직시하고, 더 넓은 연대를 요구하는 날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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